김 지사 “304명 여전히 또렷”
유가족 “국가, 진상규명 외면
국민 생명 지키는 책무 다해야”
“10번째 봄이 왔지만 우린 잊지 않았습니다”
16일 오후 3시 세월호참사 10주기 기억식이 열린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 제3주차장.
안산 단원고 250명 참사 희생자들 이름이 10여분 동안 불리자 시끌벅적하던 장내가 한순간 조용해졌다.
저마다 가슴에 노란 나비와 리본을 단 3000여명의 유가족과 시민 등은 안타까움이 가득한 한숨을 내쉬거나 연신 눈물을 훔쳤다. 2014년 4월16일의 '기억, 약속, 책임'이라는 주제로 열린 올해 기억식은 특별히 단원고 희생자 250명 호명식으로 문을 열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304명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유가족과 시민 등은 세월호참사 10년 발자취를 함께 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추도사에서 작년과 재작년 4·16 기억교실에서 편지를 남겼던 아이들의 이름을 부른 후, “이름이 불렸던 304명의 성격과 얼굴이 여기 남은 우리 모두에게 희미해지지 않고 또렷이 남아 있다”며 “올해 10번째 봄을 맞았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경기도만큼은 안전이 최우선으로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진아빠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지난 10년간 유가족들은 성역 없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로 참사가 반복되지 않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달라 요구했지만 국가는 이런 요구를 묵살하고 방해했다”며 “윤석열 정부는 참사 지우기를 중단하고 공식 사과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당연한 책무를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올해는 4·16합창단과 시민합창단 4160명이 함께하는 기억합창식도 진행됐다. 흰 셔츠에 노란 스카프를 맨 시민합창단원들이 합창하는 동안 유가족은 물론 참가자들 모두가 눈물을 흘리며 슬퍼했다.
이날 기억식이 시작되기에 앞서 일찌감치 현장을 찾았던 일부 시민들은 사진전을 둘러보거나 노래 공연 등을 구경하며 즐거운 분위기로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평소 세월호 사고 이후 희생자들의 명단을 가지고 다닌다는 배광억(84)씨는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서는 안된다. 아이들이 하늘에서는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세월호 희생자 곽수인의 어머니이자 극단 노란리본의 배우 김명임씨는 “아직 시작도 안한거 같은데 벌써 10주기라고 하니 복잡한 마음이 든다. 많은 분이 힘이 돼주셔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라고 담담한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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